소소한후기

마션 - 화성에서 살아남기?

bbommm 2021. 1. 5. 23:01




출처 : 네이버 영화




 나는 한 번 본 영화를 다시 보는 것을 참 좋아한다.
대부분은 등장하는 인물이 매력적이거나, 영화의 분위기가 좋거나, 대사가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마션도 한.. 다섯 번은 본 것 같다.
그런데 계속해서 다시 볼 동안 반복해서 보는 이유를 잘 설명할 수 없었다.
우주 영화라는 것이 흥미로운 점도 있지만, 나는 뼛속까지 문과생이라 우주에 대한 환상은 그닥 많지 않은데,
심지어 이 영화에서 우주의 광활함이라든가 인간의 힘으로 어쩌지 못하는 자연의 위대함같은 장면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도 그럴게, 주인공은 화성에서 혼자가 되지만 역경이 들이닥쳤을 때 항상 해결점을 찾아내기 때문이다.
(물도 척척 만들어내고, 화성의 흙으로 농사도 짓는다.)
 
 
 영화는 뭔가 일이 꼬이는 듯하면서도 참 잘 진행된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능력자들이고(실제로 나사의 비행사가 되기 위해서는 그래야 하겠지만),
현실이었다면 부딪혀야하는 이념이나, 국가간 갈등상황 같은 요소들도 없이
주인공이 화성에서 살아남아 지구로 무사히 귀환한다는 결말에 도달하기 위해 방해되는 것들은 생략한 느낌이랄까.
결말로 가기위해서는 당연히 그래야한다는 듯이 전개된달까.
그래서 자꾸 이 영화를 보는 내가 이해가 안 됐다.
영화가 전달하는 메시지도 그다지 공감가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들로 인해서 스트레스를 받고, 힘이 들어 보니 문득 이 영화가 생각났다.
정확히는 주인공이 떠올랐다.
나는 주인공처럼 단단한 사람이 되고싶었던 것이다.
 
 
 6명의 대원이 화성탐사를 위해 화성에 도착한다.
탐사 도중 모래폭풍이 불어닥쳐 마크 와트니가 실종되고, 나머지 대원들은 그가 죽었다고 생각해서 지구로 귀환하기 위해 우주선을 타고 화성을 떠난다.
하지만 마크는 살아 있었고, 화성에서 살아 남기위해 노력한다.
부족한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성의 흙으로 감자를 재배하고, 나사와 연락을 하기 위해 수년전 작동을 멈춘 패스파인더를 찾아낸다.
마크가 살아 있는 것을 확인한 나사도 그에게 보급선을 보낼 준비를 하게 되는데,
마크는 보급선이 올 때까지 남은 식량으로 살아남아야 했고,
나사는 보급선을 하루 빨리 만들어 마크에게 보내야 했다.
하지만 마크의 감자 재배도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순조롭지 못했고, 나사의 보급선 발사도 실패했다.
그리고 그들은 또 다른 대책을 강구한다.
화성에서 지구로 귀환하고 있는 우주선을 다시 화성으로 돌려, 마크가 화성 대기권을 벗어나면 우주에서 그를 데리고 지구로 돌아오는 작전이다.
우여곡절 끝에 그 작전은 성공하고, 결국 화성탐사를 위해 투입됐던 인력이 모두 무사히 지구로 돌아온다.
 
 
영화의 메시지는 아주 뚜렷하다.
인간이 예측할 수 없는 위대한 자연, 그리고 그 자연에 맞서 살아남는 인간, 그 인간들의 나라와 이념을 뛰어넘는 단결, 인류애. 
하지만 나는 영화의 메시지보다도 마크가 상황을 대처하는 방식이 더욱 인상깊었다.
그는 참 유쾌했다.
나사는 그가 식량이 없어 결국 죽을거라 했지만 정작 본인은 대장의 디스코 음악을 계속 들어야 한다면 살 수 없을거라 했고,
나사가 화성에 홀로남아 몇년을 보내고 있는 마크의 정신건강을 건강하고 있을 때 화성에서는 뭐든지 자기가 최초라며 으스대기도 한다.
화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타고갈 탐사선의 속도를 빠르게 하려고 무게를 줄여야할 때 창문도, 지붕도 없는 우주선에 타게 될 상황에서도
'우주여행 역사상 그 누구보다도 빨리 날아'라는 나사의 말이 마음에 들었다고도 한다.(누가봐도 아주 위험한 상황임에도) 
 
 
 나는 내가 어쩌지 못한 상황이 생기면 주인공처럼 대처할 수 있을까.
내가 어떻게 해도 바뀔 상황이 아닌 것 같아 노력해보지도 않고 포기하지 않을까. 
 
 
 '우주에선 뜻대로 되는 게 아무것도 없어.
어느 순간 모든게 틀어지고 '이제 끝이구나'하는 순간이 올거야.
'이렇게 끝나는구나' 포기하고 죽을 게 아니라면 살려고 노력해야 하지.
그게 전부다. 무작정 시작하는거지.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고 다음 문제를 해결하고 그러다보면 살아서 돌아오게 된다.'
 
 
 마크의 마지막 대사는 내가 주인공이 단단하다고 생각한 이유를 그대로 보여준다.
포기하지 않고 시도하는 것. 무작정 시도해보는 것.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탓하며 그대로 앉아있을 수 만은 없지 않나.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을 시도해보면 어느정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주인공은 어떤 상황에서도 휘청거리지 않는 천하무적이 아니라 상황을 해결해보려 무던히도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니 내가 되고 싶었던 단단한 사람은 어디에도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그 어떤 고난에서도 단단한 의지를 가진 사람이었다. 
 
 
 영화 '마션'은 화성에 홀로 남겨진 마크의 생존기를 다루지만, 우리 삶도 똑같지 않을까.
내 뜻대로 되는게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주인공처럼 단단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조금은 내 뜻대로 삶을 다뤄내지 않을까.